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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매출의 착시: GMV와 ARR의 차이

AI 매출의 착시: GMV와 ARR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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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생태계에 오해가 하나 돌고 있습니다. IR 자료에도, 트위터(X)에도, VC 미팅룸에서도 들립니다.

"3개월 만에 ARR 1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멋집니다. 초고속 성장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재무적 착시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ARR(연간 반복 매출)을 보고하는 게 아닐 수 있습니다. GMV(총 거래액)를 SaaS 매출처럼 표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ARR의 정의는 중요합니다

ARR이 SaaS의 황금 지표인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1. 높은 마진 (80% 이상)
  2. 복제의 한계비용 0 (코드를 한 번 더 판다고 돈이 들지 않음)

전통적인 SaaS 회사가 10만 원짜리 구독을 팔면, 서비스 비용은 1만 원도 안 듭니다. 남은 9만 원은 R&D와 영업에 재투자됩니다. 이 '레버리지' 덕분에 SaaS 기업 가치가 높은 것입니다.

이제 'AI 래퍼(Wrapper)' 스타트업을 봅시다. 10만 원짜리 구독을 팝니다. 하지만 유저가 버튼을 누를 때마다 OpenAI, Anthropic, AWS에 6만 원을 냅니다. 이들의 매출 총이익률(Gross Margin)은 90%가 아닙니다. 30%입니다. 심지어 마이너스인 곳도 있습니다.

이것을 "ARR"이라고 부르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소프트웨어 회사라기보다 리셀러(Reseller)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GMV: 돈이 스쳐가는 것 vs 돈을 버는 것

우버(Uber)나 이베이 같은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한다면 GMV를 따지는 게 맞습니다. GMV는 시스템을 통과해 흘러간 돈의 총합입니다. 매출(Revenue)은 회사가 챙긴 수수료(Take rate)입니다.

우버는 전체 택시비를 자기 매출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수수료만 매출입니다.

하지만 일부 AI 스타트업들은 모든 구독료를 "ARR"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변동비(인퍼런스 비용)는 간과합니다.

이것은 '서비스 대행사(Service Bureau)'의 함정입니다. 90년대에는 인쇄나 데이터 처리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 대행업이 있었습니다. 기계값과 인건비가 많이 드는, 마진 낮은 운영업이었습니다. 지금 많은 AI 스타트업은 UI만 예쁜 서비스 대행업과 유사한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비용은 내려갈 것이다"라는 기대

창업자들은 항변합니다. "하지만 인퍼런스 비용은 계속 떨어지잖아요! 마진은 좋아질 겁니다."

반은 맞고, 반은 신중해야 할 소리입니다. GPT-4 비용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유저의 눈높이는 더 빨리 올라갑니다. 그들은 GPT-5, 비디오 생성,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원합니다. "더 똑똑한(그리고 더 비싼)" 모델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구형 모델의 비용 절감 속도를 앞지릅니다.

당신은 계속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레버리지를 쌓는 게 아니라, 컴퓨트 차익거래(Arbitrage)를 하고 있을 뿐일 수 있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

당신이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옵션 A: 소프트웨어 회사

  • IP를 소유한다.
  • 한계비용이 0에 가깝다.
  • 사용량이 아니라 가치에 대해 돈을 받는다.

옵션 B: 기술 기반 서비스업 / 리셀러

  • 남의 모델을 조합해서 판다.
  • 유저가 움직일 때마다 세금(API 비용)을 낸다.
  • 코드가 아니라 운영으로 경쟁한다.

옵션 B도 훌륭한 사업이다. 컨설팅 펌이나 리셀러도 돈을 번다. 하지만 그들은 매출의 20배(20x Multiple) 밸류에이션을 받지 않는다. 1배나 2배를 받는다.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밸류에이션 차익거래(Valuation Arbitrage)를 노리는 태도다. 창업자들은 옵션 B의 손익계산서를 들고, 옵션 A의 몸값을 요구한다.

"단타 트레이더"의 관점

"사용량이 폭발하고 있어요!"라고 자랑하는 창업자들을 보면, 거래량을 강조하는 단타 트레이더가 연상됩니다. "오늘 10억 원치 거래했어!"라고 말하지만, 알고 보니 수수료로 1천만 원 내고 5만 원 벌었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단순한 거래량(Volume)은 지표의 일부일 뿐입니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컴퓨트 비용도 정직하게 같이 늘어난다면, 당신은 프로덕트를 만든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고객 대신 통행료를 내주는 톨게이트를 지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AI 창업자라면 손익계산서(P&L)를 펴보세요. 인퍼런스 비용, 벡터 DB 비용, 클라우드 GPU 비용을 다 빼보세요.

뭐가 남았습니까? 그게 진짜 당신의 매출입니다. 나머지는 원래 당신 돈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되는 비용이었습니다.

벤더가 아니라 나에게 가치가 쌓이는 사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전까지는 "ARR"이라는 표현을 재고해야 합니다. "처리량(Throughput)"으로 정의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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