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돌아가기
SaaS 서비스들의 가격 올리는 방법

SaaS 서비스들의 가격 올리는 방법

5 min read

A more flexible Pro plan for modern teams - Vercel

What options does Gamma offer for teams? | Gamma Help Center

최근 Vercel과 Gamma 등이 가격을 월 $5 정도 올렸습니다. 이는 기존 비용의 25%를 늘린 것 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Notion 역시 실제로 가격을 올립니다. Adobe도 물론이구요. 이는 기능이 추가 되어서, 대체제가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나름 몇가지 조건이 갖춰 졌을 때 시행되는 것 입니다.

가격을 올리면 당연하게도 고객은 감소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거의 무조건 적으로 감소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aaS 서비스들을 가격을 올립니다. 이 조건을 모르면 가격 정책에서 바보 같은 짓을 반복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다양한 SaaS 혹은 Product 일을 도우면서 느끼는 건데 이걸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매우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심지어 이유를 물어보았을 때 경쟁사가 얼마니까 우리는 그것보다 싸게 얼마라는 식의 접근도 보았습니다.

이걸 굳이 알려줘야 하나 할 정도로 뻔한데 도대체 가격을 어떤 식으로 산정하시나요?

마진 고정 유형(일명 Cost-Plus)

가장 단순합니다. 원가(클라우드/인건비/서드파티 API) + 목표 마진으로 가격을 올려 쌓는 방식이죠. 제조업, 유통업 등에서 자주쓰는 방식을 차용한 방식인데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판매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장점은 계산이 쉽고 재무팀·영업조직이 안심한다는 점. 단점은 고객가치와 단절돼 있다는 겁니다. 고객은 우리의 원가를 신경 쓰지 않아요. ‘문제 해결의 가치’에 지갑을 엽니다. 그래서 마진 고정은 최소 방어선일 뿐, 가격 상한을 결정하지 못합니다.

  • 언제 쓰나: 아주 초기(원가 불확실성 클 때)·리셀링 구조(외부 API 단가 전가)·레거시 견적 관행이 강한 B2B.
  • 주의점: 원가가 내려가도 가격을 자동으로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가치는 독립 변수이니까요

경쟁 추종 유형(Competition-Indexed)

“경쟁사가 30달러니까 우리는 25달러.” 매우 흔하지만 위험합니다. 상대의 전략·원가·세그먼트가 우리와 다르면 엉뚱한 앵커에 묶입니다. 이는 나중에 가격 정책을 바꿀 때도 부담 스럽고 기준 자체가 의존성이 크기 때문에 악수에 가깝습니다. 누가 이렇게 가격을 설정하자 그러면 그 사람이 스파이가 아닌지 의심해 볼 만합니다.

  • 언제 쓰나: 대체제가 명확하고, 카테고리 승부가 ‘비슷한 스펙 vs 더 싸게’ 구도일 때.
  • 주의점: **차별 포인트(데이터 보안, 로컬라이제이션, 지원 SLA, 생태계)**가 명확하면, 추종 대신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검토하세요.

가치 기반 유형(Value-Based)

정석입니다. 고객이 얻는 경제적/정서적 가치에 앵커를 거는 방식. 예를 들어 “주당 10시간 절약 × 직원 시간당 30달러 = 월 1,200달러 가치”면, 그 일부(예: 10~25%)를 가격으로 캡처합니다.

앞서 말했던 방식들은 대부분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 실행법: 핵심 유즈케이스 정의 → 가치 드라이버(절감 시간, 전환율 개선, 오류 감소, 규제 리스크 완화 등) 계량화 → 세그먼트별 지불의사(Will­ingness-to-Pay, WTP) 조사(밴 웨스텐도르프·가보르-그랜저·컨조인트 등) → Good-Better-Best 패키지로 가격 차등화.
  • 주의점: “가치 전달” 스토리텔링과 증빙(케이스 스터디, ROI 계산기)가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번들/패키징 전략

가격 그 자체보다 패키징이 ARPU와 NRR을 좌우합니다. 게임에서 DLC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게 이걸 사용하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몇개 더 갖춰져야 합니다. 만약 준비 없이 패키징이나 번들을 건드렸다간 형평성 문제와 다른 기능들과의 가치 평가 문제가 생깁니다.

  • Good-Better-Best(3단계): 대다수 사용자를 Better에 모읍니다(행동경제학 ‘가운데 끼워넣기’ 효과).
  • 기능-기반 vs. 워크플로-기반: 버튼 나열이 아니라 결과 묶음으로 설명하세요(예: “콘텐츠 팀 자동화 번들”).
  • 애드온: 규제·보안·감사로그, 전용 VPC, SSO, 프리미엄 지원은 고마진 애드온으로.

사용량 기반 유형(Usage-Based / Metered)

API 호출수, 처리 토큰, 저장·전송량, 작업 건수 등 성과/소비량에 비례해 과금합니다. 생성형 AI 시대에 특히 보편화됐죠. 이걸 초기에 기가막히게 잘 정리한 곳이 Postman, AWS 였고 초반에 중구난방으로 했던데가 DataDog이였습니다. 지금은 물론 엄청나게 고도화 되어 매우 잘 정립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방식은 이후에 Snowflake나 Databricks의 요금제에도 영감을 줍니다.

  • 장점: 채택 문턱↓, 가치와 비용이 자연 정합.
  • 단점: 예측 가능성↓로 엔터프라이즈 조달에서 꺼릴 수 있음.

하이브리드가 안전합니다. “기본 좌석(안정수익) + 초과분 미터링(업사이드)” 구조.

좌석 기반(Per-Seat) or 모듈/워크플로 기반

Per-Seat은 확장(land & expand)에 유리하지만, 자동화/에이전트형 제품은 좌석 수와 가치가 불일치할 수 있어요. 이럴 땐 도메인/프로젝트/에이전트 수, 실행 잡(Job) 수, 조직 단위 등 가치 근사 지표로 전환을 검토해야합니다.

Make, Zapier 등지에서 요즘 자주 보이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규모가 받쳐줘야 운용이 가능합니다. Unito였나 하는 회사나 몇몇 회사가 무제한 이라면서 레버리지 하다가 사라진 걸 보면... 최근에는 Dify, n8n 같은 곳에서도 몇가지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가격 인상이 ‘먹히는’ 조건 (체크리스트)

  • 제품-시장적합(PMF) 명확: 핵심 유즈케이스 점유, 대체 비용/전환 리스크 높음.
  • NRR ≥ 100%: 확장수익이 순유지·업셀을 덮을 수 있음.
  • 기능/품질 우위: 성능·정확도·보안·관리성, 로컬라이제이션 등 (가장 기본)
  • 패키징 재설계 동반: 단순 ‘값 올림’이 아니라 가치 스토리와 함께 묶여야 함.

커뮤니케이션 룰:

  • 기존 고객 사전 고지(통상 30~60일)
  • 그랜드파더링(기간 한정/영구 중 택1) 또는 조기갱신 할인
  • 가격 인상 명분(성능·신뢰성·보안·지원 강화, 인프라 비용 현실화) 정직하게 설명
  • 연간 선결제(Annual) 전환: 현금흐름·해지 감소.
  • 고객 성공팀 대비: 이탈·다운그레이드 방지 토크트랙·대안 제공.

실무 플레이북

  1. 세그먼트 분리: 개인/SMB/미드마켓/엔터프라이즈, 지역(원화/달러), 산업(규제), 파트너·교육/비영리 등.
  2. 가치 드라이버 모델링: 기능별 ‘절감/증가’ 가설과 범위(보수-공격 시나리오).
  3. WTP 조사 & 가격 실험: PSM(범위), Gabor-Granger(포인트), 필요시 컨조인트(패키지).
  4. 패키징 리팩터링: 기능→결과 중심; 애드온 정의; 업그레이드 경로 설계.
  5. 가격표(Price Book) & 가드레일: 할인 한도, 무료 연장 규칙, 견적 승인 라인.
  6. 롤아웃 계획:
  • 신규 고객: 즉시 적용
  • 기존 고객: 고지 + 옵션(그랜드파더링/조기연장/업그레이드 크레딧)
  • 메트릭 보드: ARPU, NRR/GRR, 전환율, 체험→유료, 다운그레이드율, 티어 믹스, 코호트별 해지 사유.
  1. 2~4주 단위 리뷰: 반응 모니터링 → 패키징/메시지 미세조정.

최근 GTM 자문이나 면접 도움을 주면서 제가 자주 안타까움을 느끼는데 산식의 빈틈은 있어도 가치를 어떻게 지키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지를 아예 모르는 분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습니다. 현장에서 진짜 자주 보이는 실패하는 패턴은...

  • 경쟁사 따라 쓰기: 우리만의 가치 서술 없이 ‘$X → $X+5’ 공지.
  • 메시지 부재: “물가가 올라서요.”만 반복(사실일 수 있지만 고객 가치와 연결해야 납득).
  • 로컬 무시: 원화 가격·부가세·세금계산서·국내 결제수단 누락 → 체감가 인상폭 과대.
  • 남발한 할인: 기준가를 올리고 상시 30% 쿠폰. 고객은 할인된 가격을 기준가로 학습합니다.
  • 측정 부재: 해지 사유 코드, 다운그레이드 이유, 세그먼트별 반응이 없어 정책의 선악 판단 불가.
  • ‘좌석=가치’ 착각: 자동화/에이전트 제품에 Per-Seat 고집 → 유료화 실패.

가격은 숫자가 아니라 전달된 가치의 서술 방식입니다. 단기적으로 고객이 줄 수 있어도, 가치 정렬된 가격은 장기 생존율을 올립니다. 가격을 올리실 거면 뭐 부터 해야할지 아시겠나요? 당신이 만드는 게 한 번 하고 마는 1회성 서비스이거나 고정 라이선스를 파는 것 혹은 특정한 기능만 단순 제공하는 거라면 사실 뭘 붙이든 크게 상관 없습니다. 근데 aaS가 붙는 다는 건 서비스 공급자로서 계속 사업을 영위 하시겠다는 거 잖아요? 이 부분에서 부터 생각해봅시다.

SaaS 서비스들의 가격 올리는 방법 | Oswarld Boutique Firm